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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의 재무와 재테크

14 min read|25. 11. 16.

이 글은 새해에 다이어트를 결심하고, 다이어리를 구매하는 것처럼 연말이 되면서 다시 재테크에 대한 성찰이 스멀스멀 올라와 이를 풀어내기 위해 써 내려갔다.

유튜브 머니그라피 채널의 B주류 경제학을 재밌게 봤었다. 그 중 특히 이재용 회계사님의 시선이 좋았는데, 재무제표라는 후행지표의 흐름으로 시장과 서비스의 방향을 살피는 내용들이 특히 그러했다. 나는 늘 자신의 시선으로 세상을 설명하는 사람들을 좋아한다.

그런 중 2024년 11월, 원티드에서 주최하는 한 콘퍼런스에서 이재용 회계사님의 강연을 진행한다는 소식을 듣고 한달음에 보러 갔었다. 그게 벌써 1년이 지난 이야기다. 아래 내용은 당시 강연을 들으며 메모장에 적은 내용 중 일부인데 오랜만에 꺼내보았다.

  • 보통 기업은 제일 못하는 분야로 성장이 제한될 수 있다.
    • 산업의 분업화로 기업은 작아질 수 있고, 그 크기는 개인일 수 있다.
  • 재무를 분석할 때 한 단계만 더 디깅해보라.
    • Price와 Quantity를 어떻게 늘릴 수 있을까?
    • 매출액에 미치는 변수를 계속 생각해라.
  • 숫자와 친해져야 한다.
    • 숫자와 숫자의 상관관계를 통해 현상 이면의 핵심을 발견하는 것이 재무다.

요지는 “산업의 분업화로 기업이 작아지는 끝에 개인이 있고, 기업의 성장이 재무로 인해 제한되는 경우가 있는 것처럼 개인의 성장 또한 재무로 제한될 수 있기에 우리는 재무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이다. 재무를 통해 내게 무엇이 부족한지를 찾아서 이를 채워나가라는 것이다.

아웃라이어를 제외하고 나를 포함한 대다수 사람은 돈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한 개인의 가치도 돈으로 환산될 수 있다. 개인을 향한 존중과 인정 또한 값 매겨질 수 있다. 돈이라는 녀석에 마음은 얽매이지 않을 수 있으나 두 발이 현실을 딛고 있는 한, 마냥 외면할 수 없다. 자본주의 사회 속에 산다는 건 그런 것이다.

삶을 영위하는데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기준은 저마다 다르다. 우리는 저마다의 기준을 넘어서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기준을 조정하는 것과 또 하나는 기준을 달성하는 것.

금전적 기준을 달성하기 위한 것에는 다시 두 가지 방법이 있다. 하나는 내 가치를 올리는 것과 또 하나는 내 자산을 투자하여 수익을 올리는 것. 후자를 우리는 재테크라고 부른다. (나를 자산으로 본다면 내 가치를 올리는 것 또한 재테크일 테지만, 자본주의 사회에 살고 있다고 하여 나를 자산으로 취급할 생각은 없어 재테크 대상으로써는 배제한다.)

재테크는 자산을 투자하여 수익을 올리기 위한 재무 활동을 말한다. 여기서 재무 활동이란 현금만 보유하는 것도 포함한다. 통화, 금, 그림, 예금, 적금, 주식, 부동산 등에 내 자산을 어떻게 배분하고 운용하는지를 설명하는 것이 재테크다. 예전에는 재테크라고 하면 적금을 어떻게 돌리는지, 주식 매매를 얼마나 잘하는지와 같은 기술적인 영역인 줄 알았었는데 그렇지는 않다.

시간의 복리는 투자 수익이라는 정량적 지표에도 영향을 미치지만, 변동성을 견딜 근육을 키우고 세상에 관심을 가지게 해주는 정성적 지표에도 영향을 미친다. 투자는 많은 심력과 담력을 요구한다. 세상의 정세에 요동치며 자극적인 숫자로 개인을 흔든다. 가치의 변동성이 클수록 더하다. 어떤 분야에 대해 잘 알고 싶다면, 그 분야에 뛰어들면 된다. 달러를 사고, 삼성전자를 사고, 엔비디아를 사면 미국과 반도체와 AI 분야에 대해 절로 관심이 생긴다. 적어도 세상에 대해 얕은 시선을 유지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도태되지 않을 수 있다. 수익률을 떠나서 차곡차곡 시간을 쌓아서만 해결할 수 있는 것들이 있다.

2017년 중에는 비트코인과 알트코인을 잠깐 매매했었고, 2021년부터는 처음 증권 계좌를 만들었다. 약 300만 원의 시드머니를 넣고 삼성전자나 네이버, 코로나 검사 키트주로 일희일비하며 투자했던 기억이 난다. 300만 원의 시드머니로 흔들려봐야 얼마나 흔들린다고, 그 몇만 원 몇십만 원에 내 기분과 시간을 내맡겼던 때였다. 시드머니를 천천히 늘리면서 내성이 생기기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여전히 담력은 키워가는 중인데, 그때보다 커진 시드머니에도 예전만큼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수익률에 따라 한때는 자만하기도 한때는 자책하기도 했지만, 요즘엔 꽤 자치하고 있다. 주식의 흐름을 예측하는 건 세상의 흐름을 예측하는 것이고, 이게 맞아떨어질 때는 금전적 수익 외에도 예상이 맞았다는 것에서 오는 도파민도 즐겁다.

부동산은 투자와 투기의 대상이기도 하지만 의식주의 한 축을 담당하는 삶의 중요한 자산이기도 하다. 월세든, 전세든, 자가든 어떤 형태의 거주 방식이든 재테크 관점에서 장, 단점이 존재한다. 하지만 주식이나 금, 달러는 없어도 집은 있어야 안정적인 삶을 유지할 수 있다. 그 때문에 부동산은 재테크보다 실거주 측면에서 바라봐야 할 때도 있다. 실거주라는 상위 프레임 안에서는 재테크 측면에서의 의미는 보다 희미해진다.

소득과 소비에 대해서도 관리해야 한다. 회사에 다니며 고정적인 월급을 받고, 저축할 돈을 우선 빼놓는다. 한 달에 지출하는 평균 금액과 현재까지 지출한 내역을 의식하며 관리하고 3~4개 정도의 용도별 통장을 만들어 예외 상황에 대한 리스크를 감당한다. 토스에 마이 데이터를 연결하고, 토스뱅크 쪼개기 통장을 만들어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전체 자산에 대해 관리하는 것에 소홀하다. 이재용 회계사님의 강연을 듣고 내 상황을 숫자로 환산하여 관리하면 좋겠다, 는 생각을 했었는데 1년이 지난 아직도 여전하다. 자산이 1억인 사람이 주식에 1000만 원을 투자하고 30%의 수익률을 올려도 자산은 3%가 늘어난 것이다. 올해 수익률을 이야기할 때, 엔비디아로 100% 벌었어! 라고 할 수 없다. 내 전체 자산이 얼마나 늘어났는지가 중요하다. 이걸 어떻게 잘 관리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지금 내가 만들어내는 가장 비싼 가치는 노동이다. 회사에 노동력을 제공함으로써 받는 월급을 금융소득으로 대체한다고 가정했을 때 얼마의 자본이 필요한가를 생각해 보자. 2026년 대한민국 최저 시급인 10,320원으로 주당 40시간 일한다고 가정했을 때 연 소득은 세후 19,440,000원이다. 이는 금리 4% 예금에 약 5억 7,400만 원을 예치해야 세후로 얻을 수 있는 이자 소득이다. 그렇기에 연차가 낮을 때일수록 나에 대해 투자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회사에서 종일 주식 창을 들여다본들 뭐가 달라질까, 그 시간에 내 경험을 쌓는 것이 훨씬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 효율은 소득이 증가할수록 약해진다. 연봉 2400만 원인 사람이 400만 원을 더 벌게 된다면 약 16% 증가하는 것이지만, 연봉 6000만 원인 사람이 400만 원을 더 벌게 된다면 약 6%가 증가하는 것일 뿐이다.

나는 삶의 안정성이 중요하기에 저마다의 기준에 따른 최소한의 소득을 유지한 채 삶을 영위할 수 있어야 자아실현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근로소득에만 미래를 내맡기기에는 불안하다. 노후의 금융소득 파이프라인을 만드는 것은 일을 할 수 없게 되기 때문이다. 돈이 돈을 부르는 과정을 이용해야만 한다. 시간은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지만, 그 가치는 같지 않다. 시간이 만들어내는 가치를 흘려보내기에는 많이 아깝다. 시간은 Quantity를 끌어올리기에 매우 유용한 수단이다.

“매출액에 미치는 변수를 계속 생각해라.”

매출액은 Price와 Quantity로 이루어진다. 이 두 항목에 영향을 미치는 변수들을 계속 생각하자. 그리고 계속 숫자와 친해지자. 할 수 있다.

P.S.

이제 곧 연말정산이 진행된다. 소득이 있다면, 그곳에는 세금이 있다. 벤저민 프랭클린은 ‘죽음과 세금은 피할 수 없다’고 말했다. 국세청 홈택스에서는 연말정산 미리보기 서비스를 오픈했다. 미리 확인하고 세금을 줄일 수 있는 방향에 대해서도 고민해 보자.